차농 티스토리
요호난연가:妖狐亂戀歌 본문
세션 진행시 본 세션카드 사용이 가능합니다. KPC와 PC이름 기입 등의 2차 가공O 상업적 이용X
드디어 사랑하는 kpc와 혼례를 올렸습니다.
행복하게 해 주리라, 또는 행복하겠노라고 서로에게 몇 번이고 약속했어요.
나를 100일만이라도 품어주세요. kpc.
인간이 되어 함께 늙어갈 수 있도록이요.
가여운 구미호. 당신의 염원이 이루어지기를 바라요.
시나리오 정보
- 관계: PC- 최소 500년 이상 살아온 구미호. KPC- 전기수 상정. 직업 개변 가능. (시나리오상 둘은 무조건 결혼한다는 점. 적어도 KPC는 PC에게 진심이어야 한다는 점. PC는 인간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해야 한다는 점. 이 부분 내에서는 어떤 관계든 OK.)
- 인원: 타이만. 다인 개변 가능합니다만 굳이..?
- 배경: 조선시대 가을. / 인간과 혼인해 100일간 정체를 들키지 않고 지내면 인간이 된다는 조선시대 구미호 설화 바탕.
- 예상 플레이타임: 6시간~ 롤플에 따라 크게 상이.
- 추천 기능: 심리학, 관찰, [매혹 기본치 +30]
- 탐사자 난이도- ★★ 키퍼링 난이도- ★★★ 임기응변 구간이 꽤 있습니다.
- 주의사항: 유혈, 시체 묘사, 로스트, 광기O. 시나리오 뒷맛이 썩 좋지 않습니다. 취향을 타는 요소O (멘헤라kpc / 스포성이 짙기 때문에 PC 멘탈에 따라 알려주세요.)
- 시나리오 전개가 힘들어진다면 플레이를 중단하시고 휴식을 취하세요.
- 시나리오의 약칭은 『요난가』 입니다.
주의사항
- 본 시나리오는 Call of Cthulhu 7th Edition을 기본으로 작성된 비공식 창작물입니다. 원작자 Chaosium Inc.과 번역자 도서출판 초여명의 권리를 침해할 의도가 없습니다.
- 시나리오의 스포일러를 금지합니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는 내용은 비밀글을 이용하여 작성해주세요.
- 룰북 없는 키퍼링을 엄격히 금지합니다.
- 시나리오의 개변은 자유롭습니다. 시나리오의 원형이 남아있는 선에서 탁에 맞게 개변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다만 세션진행 후 플레이어에게 개변 된 부분을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 신혼(!!)으로 시작하는 시나리오입니다. 탁에 따라 분위기가 위험해질 수 있습니다. 미성년자분은 플레이에 유의 해주세요.
본문 아래로 시나리오의 진상이 이어집니다.
진상
:스스로 두억시니가 되어버린 kpc.
kpc는 우연히 구미호에 관련된 책을 보게 됩니다. 그 책에는 설화가 적혀있었죠. 약 nnn년 전. (pc의 머리, 눈 색과 같은) 구미호가 있었다고. 그 구미호는 인간이 되기 위해 저와 100일을 살아줄 이를 찾아 혼례를 올리고, 본인의 정체가 들켰을 때는 도망쳐서 몸을 숨겼다는 설화. 참으로 안타까운 이야기라 생각했습니다.
kpc는 우연이 겹치고 겹쳐 (pc가 들짐승을 잡아먹는 모습을 몰래 봤다거나, 가끔 불현듯 느껴지는 요기, 또는 아름 다운 미모. 묘하게 서두르는 결혼식 등. 눈치챌 부분은 꽤 많았을 듯합니다.) 언젠가 pc가 구미호라는 사실을 확신하게 됩니다. 하지만 모른 척하고 pc와 혼례를 올립니다. 그를 사랑하기 때문에요. 이 사실을 pc가 알게 된다면 설화처럼 그가 도망갈 수도 있다는 불안감 탓에 이를 감춰버린 겁니다. 하지만 이는 pc가 인간으로 변하지 않는다면 해결되지 않을 문제였습니다. 100일이 지난다면 pc에게 바로 들킬 테죠.
kpc는 혼례를 올린 순간부터 100일 안에 pc를 인간으로 바꿔야만 했습니다. 그렇게 하면 pc가 구미호였다는 사실을 끝까지 모른 척할 수도, pc의 바람을 이루어줄 수도 있으니까요.
kpc는 pc를 인간으로 돌릴 방도를 찾던 중. 칠흑 같은 머리색에 녹색 눈을 한 이야기꾼이 '일본의 구미호에 대한 설화'를 주제로 떠드는 것을 듣게 됩니다. 일본의 구미호는 조선의 구미호와 달리 패악을 부렸었다고. 그 패악 중에서는 '매일 열 명씩. 총 천 명의 목을 제물로 바치면 하늘이 노한 것을 거두고 소원을 들어준다.' 이런 것도 있었 다더라. 이야기를 듣던 아이들은 끔찍하다고 진저리 치며 돌아갔고 이야기꾼 또한 자리를 옮긴다며 사라졌습니다. 그가 허풍을 친건지, 정말 있는 설화를 읊어준 건지. kpc는 알 길이 없죠. 천 명 의 목이라니 허무맹랑한 이야기였습니다.
그러나 적은 가능성이라도 있다면. 정말 하늘이 소원을 들어준다면. 하지 않을 이유는 없어요. 천 명의 목. 그게 pc의 바람을 이루어줄 수만 있다면요. 그렇게 kpc와 pc가 혼례를 올린 밤부터 매일매일. 정확하게 열명씩 목이 잘린 채로 죽어나가기 시작합니다.
:극한 멘헤로 kpc를 상정했기 때문에 에엥? 에? 할 수 있으며 취향을 탈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은 평소 PC의 성향을 알고 있는 키퍼분이 재량껏 알려주세요. kpc의 직업을 개변한다면 상인 등 주기적으로 주거지를 옮겨도 이상하지 않을 직업으로 고정해주세요. 권력이 있는 kpc도 재밌 을 거라 생각하지만 운전이 다소 어렵지 않을까 싶습니다.
kpc의 상황
kpc는 구미호인 pc에게 홀려 제정신이 아닌 상태입니다. 어떻게 보면 장기적광기 상태라고 할 수 있겠네요. 처음 pc에게 사랑에 빠진 건 제 의지였겠지만 지금은.. 글쎄요. pc의 요기에 단단히 홀려 판단력이 흐려지고 맹목적으로 pc를 원하기도 합니다.
kpc는 혼인 전, 착실하게 살해 계획을 세워봅니다. 마을 사람들을 죽이며 마을에서 사는 건 무리일 듯한데 마침 pc가 자신은 산에서 사는 게 편하다고 하니.. 오히려 반가웠을 거예요. 또 pc가 자신이 구미호라는 사실을 숨기기 위해서라도 집 밖을 잘 나가지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때문에 화장터를 먼 곳보다는 산 중턱에 있는 집, 그 보다 더 위쪽에 꾸려둡니다. 왜. 등잔 밑이 어둡다는 말도 있잖아요. pc와 자신은 서로 큰 비밀을 안고 있으니 자신을 끝까지 추궁 할리 만무하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을 법도 합니다.
아무리 pc를 위함이라고 해도 하루에 열 명씩 사람을 죽이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닙니다. 특히 마을에서 매일 열 명을 죽여나간다면 꼬리가 길어져 언젠간 밟히겠죠. 마을 사람들만 죽이는 것도 시간이 벅찼지만 꼬리가 잡히기 전에 다른 방법을 생각해내야 했습니다. 날이 갈수록 사람을 죽이는 것에 익숙해지면서 자신이 머물고 있는 산을 오르는 사람들, 큰 마을 주변에 있는 작은 마을 사람들, 여럿이서 모여 잔치 중인 사람들, 나그네 등.. 곳곳을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잡아 죽인 후 호랑이가 물어간 것 마냥 옷을 찢어 산길에 두거나, 밤새 화장을 해서 증거를 지우거나, 주기적으로 거주지를 옮겨 몸을 숨기거나. 다양한 방법으로 100일간 쉴 틈 없이 움직이며 두억시니가 되어 갑니다.
-
첫 번째 장: 구미호의 혼례식
BGM- 신의 ost happy dance https://youtu.be/9V-hmJKPv7I
"검은 머리 파뿌리 되도록 살아요-!"
작은 마을 곳곳에서 들려오는 들뜬 말소리들. 그래요, PC. 오늘은 당신과 KPC의 혼례날이에요. 몇 없는 마을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서는 당신의 행복을 빌어주고 있어요. 당신의 옆에서 온화하게 웃고 있는 그도 그 행복에 함께하겠죠. 참으로 경사스러운 날입니다.
kpc: pc. 행복하게 해 줄게. 우리 정말 잘 살아보자.
그의 말을 끝으로 당신의 손에는 옥으로 된 가락지가 끼워집니다. 손을 맞잡고 행복하겠노라 다짐도 해봅니다.
그렇게 아름다운 혼례식이 막을 내려갑니다.
자. 지금부터 당신은 kpc를 속이며 사람이 되는 길을 걸어갈 거예요. 총 백일 동안 말이에요. 지금이 몇 번째던가요? 이 전에 혼례를 올렸던 이들은 모두 어떻게 되었나요. 세월을 거스르는 당신에게는 비할 수도 없이 빠르게 늙어 흙으로 돌아 가버렸지요. 씁쓸한 옛 일이 떠오르던 찰나 kpc가 말을 걸어옵니다.
kpc: pc. 괜찮아? 안색이 좋지 않네.. 이제 집으로 올라야 하는데.
우리 집. 산 중턱에 위치하고 있었죠. 아무래도 마을에서 살기에는 걱정되는 부분이 한두 개 가 아니니까요. 재수 없게 무당에게 걸려서 정체가 들킬 수도 있고. 허기가 질 때 몰래 산짐승이라도 잡아먹으려면 어쩔 수 없었습니다. 구미호로서 사람들과 살아가는 건 까다로울 수 밖에요. 산을 좋아한다던가, 몸과 기가 허해서 조용한 곳에 요양하듯 살고 싶다는 둥. 대충 둘러 댔던 것 같습니다.
이런 허술한 이유에도 기꺼이 거처를 옮겨주고 산을 오르기 전에 당신의 안색을 살펴주는 kpc는 참으로 다정한 사람입니다.
그와 함께라면 인간이 되는 것 또한 문제가 없을 것 같아요. 시끄럽던 곳을 정리하고 날이 저물기 전에 산을 올라 집으로 도착합니다.
도착해서 짐도 풀어 두고 저녁도 간단하게 먹고. 잠자리까지 준비하고 보니 어느새 달이 밝아오네요.
어떤 기분이 드나요 pc?
큰 잔치가 있었다 보니 피곤할 수도 있지만.. 첫날밤인데요. 신혼을 즐겨도 되지 않을까요. 아니면 아직은 부끄러운가요?
kpc: 손이라도 잡을까, pc.
두 번째 장: 첫날밤
BGM- 선덕여왕ost 덕만 테마 https://youtu.be/cy12j_fOKO8
(롤플구간입니다.)
kpc: 이제 그만 자자. 이러다가는 날 새겠어. 날 새는 건 몸에 좋지 않단 말이야.
kpc가 당신에게 이불을 꼭 덮어주며 말합니다. 그의 다정한 음성이 퍼지듯 들리네요. 눈이 스르륵 감기는 것도 같습니다. 피곤할 만도 할 테죠. 이만 눈을 붙이고 못다 한 말은 내일마저 하는 걸로 해요.
kpc: 잘 자 pc.
kpc와 함께 손을 잡은 채로 첫날밤이 저물어갑니다.
...
...
아직 밤이 깊은 때지만 문득 느껴지는 기시감에 눈이 떠집니다. 아무래도 얕은 잠을 자고 있었나 봐요. 부스럭대며 움직여보면.. 옆자리에 있어야 할 kpc가 없습니다. 어디로 갔나, 점차 잠이 깰 때쯤 '끼익-',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납니다.
kpc- 어. pc? ...방금 깬거야?
방으로 달빛이 들어와서 눈이 부시네요. 그 빛을 등지고 선 kpc의 얼굴은 당연하게도 잘 보이지 않습니다. 저절로 눈이 찌푸려져요.
◈심리학 판정 성공-잘 보이지는 않지만 어딘가 어정쩡한 모습입니다. 큰 사고를 친 아이같기도 하고, 놀란 얼굴 같기도 하네요. 실패-잘 보이지는 않지만 어딘가 어정쩡한 모습입니다 |
kpc: 하하.. 그렇게 꼬치꼬치 물어보면 부끄러운데.. ..변소에 다녀왔어. 부부라도 아직은 숨기고 싶어서.
*kp노트: pc와 혼인함과 동시에 kpc의 계획도 시작되었습니다. 첫날이라 어색하겠지만.. 거짓말로 잘 넘어가 주세요.
kpc가 수줍어하며 말합니다. 변소를 다녀왔다니. 그래서 어정쩡한 모습이었나요? 부끄러워서? 어이가 없을 수도 있고, 의심을 지우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별로 신경 쓰지 않았을 수도 있고요. 아무렴 어떤가요. 지금은 다시 잠을 청하고 싶어지는 걸요. 다시금 그와 같은 이불을 덮 고 눈을 감습니다.
-
세 번째 장: 7일 차 낮
BGM- 궁ost 두번째 달 https://youtu.be/L3pgGxs92G0
달그락 거리는 소리와 함께 잠에서 깨어나 보니 주변은 이미 환합니다. 꽤 늦게 일어난 것 같네요. 당신의 앞에는 나갈 준비를 끝낸 kpc가 보이고 또 그 앞에는 단출한 밥상이 차려져 있습니다.
kpc: 일어났어 pc? 딱 깨우려던 참인데. 곧 나가야 하지만 아침 같이 먹고 싶어서 기다렸어.
아침 식사를 끝낸 후 kpc는 일을 하러 간다며 짐을 챙기고 길을 나섭니다. 아침상을 같이 치우고 떠나도 좋아요.
kpc: 그럼 다녀올게- 오늘은 꽤 멀리 나가서 평소보다 조금 늦을지도 몰라.
kpc가 산을 내려갑니다. 오늘은 어떤 재미난 이야기로 사람들을 즐겁게 해 줄지. pc당신도 그가 주는 웃음이 좋아서 함께하기로 했던 가요? 그와의 첫 만남을 회상해보니... 당장이라도 안 아주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그렇지만 일하고 있을 때 방해하는 건 좋은 일은 아니죠. 사랑하는 그가 돌아오기 전에 맛있는 저녁이라도 준비해볼까요? 집에는 먹을 것이 넉넉하지 않으니 마을에 장을 보러 가야겠어요.
혼례를 올린 후 처음으로 내려오는 마을입니다. 꽤 지났다면 지난 시간이지만 무언가 크게 바뀔 정도의 시간은 아니었으니.. 당신에게는 익숙한 풍경이네요. 그런데 마을 분위기가 예전보 다는 어두운 것 같기도 합니다. 장에 들어서면 pc를 알아본 사람들이 인사도 건네고 pc와 할 이야기가 있는 듯 부르기도 합니다.
상인: 아이고. pc, pc! 이쪽으로 와 봐!
마을 사람에게 다가가면 그 사람은 당신에게 착, 달라붙습니다. 누가 들을까 눈치까지 보면서 작은 목소리로 말을 꺼내네요.
◈pc에게 전달할 정보 "글쎄, 그거 알아? 저번주에는 오작인이 오더니 엊그저께는 수령도 모자라서 관청에서도 다녀갔었다니까?" "실종 사건이래. 꽤 많이들 사라진 것 같던데 범인이 어떤 놈인지 아주 영악해서 증거랄게 하나도 안 남았대! ...내가 볼 때는 사라진 것보다는 죽은 게 아닐까 싶어." "조사 할 시체도 뭣도 없으니 대충 호랑이가 한 짓이라고 둘러들 대던데 흉흉해서 원.. 쯧." "진짜 호랑이일 수도 있으니까 pc도 조심하라고. 산에 살잖어." |
마을 분위기가 이상했던 게 이 이유 때문인 가요. 등골이 서늘해집니다. 그리 큰 마을도 아닌데 많은 사람들이 사라졌다니.. 거기다 증거도 하나 찾지 못했고. 귀신이 곡할 노릇이네요. 상인과 소곤소곤 이야기를 나누고 있으면 옆에 자리하고 있던 정보 상인이 건들거리며 한 마디 얹습니다.
정보 상인: 그걸 그리 미적지근허게 알려주면 어떡하나? 내가 아는 게 좀 있는디. 알고 싶으면 무어...
저저, 손가락 좀 보세요. 장사꾼 아니랄까 봐 그새를 참지 못하고 당신에게 돈을 요구합니다. 장 보려고 챙겨 왔던 돈이 조금 있었죠. 이걸 주면 고기반찬 같은 건 하기 어려울 텐데.. 정 궁금하다면 저 녀석을 홀려봐도 괜찮지 않을까요?
◈재력 판정 or 매혹 판정 성공- "반 이상은 잔치가 있었던 집에서 사라졌다지 아마. 잔치 집 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모여 있었던 곳이라면 대충 표적이 되는 것 같어. 응."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에서 일어나는 실종사건이라.. 꺼름칙 하네요. 정보상은 자신도 더 아는 것은 없다며 줄 수 있는 정보는 여기까지라고 합니다. 한 두 마디 더 얹는 것 치고는 값이 비 싸네요. 실패- "에잉. 그러면 못 알려주지." 정보상은 손을 휙휙 저어대며 돈이 없으면 가라고 합니다. 미련 하나 부리지 않고 바로 다른 손님을 받아 정보를 팔아대네요. 궁금하지만 어쩔 수 없죠. |
하여간 조심하라는 말을 끝으로 정보상은 다른 손님을 받고, 상인도 제 가게로 돌아갑니다. 장을 마저 보려고 하니 시장 분위기도 썩 좋지는 않네요. 이것저것 구경할 여유도 없이 반찬거리를 사들고 곧바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찬을 준비해두고 이른 저녁도 해결하고 보니 주변이 어둑어둑합니다. kpc는 늦는다더니 아직 까지 코빼기도 보이지 않네요.
BGM- 추천 브금x
'꼬르륵-' 아. kpc와 혼인하고 며칠간 인간들이 먹는 것만 먹다 보니 배가 곪아옵니다. 이럴 때는 핏기가 그대로 어린 고기 하나 뜯어주는 게 좋은데 말이에요. 이왕 kpc도 늦게 들어오는 거.. 산에서 작은 짐승 하나 정도는 잡아먹어도 괜찮지 않을까요?
먹지 않는다면 → 7일 차 밤
먹는다면 → 다음 스크립트
그래요. 빠르게 먹어치우고 돌아오면 될 일입니다. 자칫 마주쳐도 산책했다고 둘러대자고요. 사냥을 하기로 마음먹고 집 뒤쪽으로 돌아 나가서 산을 조금 더 올라가 봅니다.
사냥 ◈행운 판정 성공- 어두운 수풀들 사이로 토끼 한 마리가 꼼질 대는 것이 보입니다. 인간이었다면 당연히 보지 못했겠지만 밤이되면 더 밝아지는 눈인 걸요. 토끼를 잡으려고 집중하는데.. 토끼의 그림자 뒤로 위협적인 눈빛이 번뜩입니다. 상당한 크기의 호랑이가 당신을 쳐다보고 있어요. 다행스럽게도 사냥감을 물고 있네요. 대치하던 것도 잠시, 호랑이는 어둠속으로 사라집니다. *kp노트- 호랑이가 물고 있는 건 시체입니다. 아직 미숙한 kpc가 잘 숨겨두지 못한 시체에요. 실패- 어두운 수풀들 사이로 토끼 한 마리가 꼼질 대는 것이 보입니다. 인간이었다면 당연히 보지 못했겠지만 밤이되면 더 밝아지는 눈인 걸요. ◈토끼를 잡으려면 민첩 판정 성공- 맛 좋은 식사였습니다. 역시 고기는 생으로 뜯어야 제 맛이에요. 최근 허했던 기력이 채워지는 기분이 듭니다. (이성 1d3 회복) 배도 채웠겠다. 더 늦으면 kpc와 마주칠 수 있으니 서둘러 돌아갑시다. 실패- 아니. 이걸 놓쳤습니다. ...이것도 사람이 되어가고 있다는 반증이겠죠. 암요. 운동신경 이 약해질 수 밖에요! 하고 스스로를 위로 해봐요. 더 늦으면 kpc와 마주칠 수 있으니 사냥은 다음에 하도록 하고 서둘러 돌아갑시다. |
네 번째 장: 7일 차 밤
BGM- 광해ost 내님의 얼굴 https://youtu.be/WcCmRmdO34E
kpc가 늦습니다. 꽤 밤이 깊었는데.. 오늘은 먼저 자는 게 좋을 거 같네요. 오랜만에 외출을 해서 그런지 (또는 사냥) 몸이 피곤합니다. 밖도 흉흉하겠다.. 모쪼록 무사히 돌아와야 할 텐데요 kpc. 이런저런 걱정을 안고 서서히 잠에 듭니다.
.
.
'촤르륵-..'
'촤악.'
깊은 밤인데도 불구하고 바깥에서는 물소리가 연속해서 들립니다. 비가 오는 건 아닌 거 같은데요. 밖을 내다보면 kpc가 달 아래서... 별안간 씻고 있습니다. 면바지 하나만 걸친 채로 바가지에서 물을 퍼 몸을 닦아내고 있네요. 당신이 말을 걸면 화들짝 놀라며 몸을 가립니다. ..이것도 부끄러운 건가요.
kpc: ㅁ,뭐야! 언제부터 보고 있었어!
네. 부끄러운가 봅니다. kpc는 허둥지둥 마저 씻더니 곧 물기를 닦아내고 저고리를 입으며 당신 옆으로 다가와 앉습니다.
kpc: 너무 늦었지. 요즘 새 이야깃거리가 마땅치 않아서 서관에 오래 있었거든. 하아..- 그래도 뭔가 떠오르지가 않아. 아무래도 새로운 것들을 좀 봐야 할 거 같은데. 옆 고을로 이사가 지 않을래? 이곳은 이제 벌이가 시원찮으니까..
*kp노트: 일 핑계를 대며 무조건 이사를 가야 합니다. 강압적으로라도요. pc가 마을에서 들었던 이야기를 하면 모른 척 놀라주세요. 그리고 더더욱 이사를 가야겠다고 해줍시다.
kpc와 이곳에서 지낸 지 10일이 채 되지 않았는데.. 아쉽긴 하지만 굳이 고집할 이유는 없습니다. 오늘은 늦었으니 내일부터 준비를 하기로 해요. kpc는 피곤하다는 듯 눕더니 곧바로 곯아떨어집니다. 창작의 고통이란 저리도 힘든가 봐요. 먼저 잠든 kpc를 바라보며 당신도 다시 잠에 듭니다.
다섯 번째 장: 12일 차 낮
BGM- 대금이누나, 언제나 몇 번이라도 cover https://youtu.be/R7x9tYcMOX0
책상에 앉아 머리를 감싸 메고 있는 kpc를 보는 걸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저번에도 저 모습을 봤었던 것 같은데... 정말 창작의 고통이란.
당신이 일어난 걸 눈치챈 kpc는 부드럽게 웃으며 입을 엽니다.
kpc: pc. 오늘은 글을 쓰느라 계속 집에 있을 거 같으니까 집안 정리는 내가 할게. pc 너는 마을 사람들에게 인사라도 돌리겠어? 그래도 축하받았던 입장인데 이렇게 홀랑 떠나버리면 좀 그렇잖아-
그렇게 할까요? 같이 내려가지 못하는 건 아쉽지만 따로라도 인사는 하는 게 맞는 것 같아요. kpc는 피곤한 낯으로 당신을 배웅합니다.
kpc: 아차, 잠시만! 이거.. 친하게 지낸 사람이나 정자 같은데 모여있는 사람들한테 주고 와. 대단한 건 아니고 다과 같은 거니까-
일찍부터 일어나서 글을 쓴 모양인데, 다녀오는 동안 집안 정리보다는 혼자서 휴식을 좀 취했으면 좋겠네요. 당신은 kpc의 배웅을 받으며 작은 다과 보따리를 들고 마을로 내려갑니다. *정말 굳이 가지 않는다면 12일 차 낮 이벤트 없이 넘어갑니다.
마을에 도착하니 나와있는 사람 몇 없이 휑한 느낌입니다. 물론 아예 없는 건 아니지만.. 다들 숨어있는 것 마냥 기묘 하달 까요.
◈관찰 판정 성공-저 멀리서 선비 한 명이 걸어 나오는 듯싶더니 당신을 발견하자마자 방향을 틀어 다시 돌아가버립니다. 곧 시야에서 사라지네요. 저 선비.. 당신을 의식적으로 피했어요. 실패- 저 멀리서 한 선비가 걷던 방향을 급히 틀어 돌아가는 것을 발견합니다. |
의아한 눈치로 마을로 들어가 보면..
BGM-회색도시2 ost 8 wolves https://youtu.be/FIZRgFMbyGM
◈민첩 판정 성공- 옆에서 돌이 날아왔지만 멋지게 피했습니다. 머리를 거냥한 것 같은데.. 이게 무슨 일인 가요. 사람한테 돌을 던지다니요? 실패- 옆에서 돌이 날아와서 피해보지만 반응이 느렸던가요. 팔에 맞습니다. 자칫 머리에 정통으로 맞을 뻔했네요. (체력-1) |
돌에 이어서 팥, 소금 등. 별별 것들이 다 pc에게로 뿌려지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썩 꺼져!"
"네들이 오고부터 마을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것 아냐!"
"요사스럽게 생긴 게, 너 사람 잡아먹는 구미호여? 악귀여?!"
얼마 전까지만 해도 친절했던 사람들이 돌변해서 당신에게 마구 소리칩니다. 그들의 얼굴은 귀신을 본 것 마냥 겁에 질려있어요. 이성 (1/1d2) 구미호? 누가 당신의 정체를 알고 퍼뜨린 건가요. 아니.. 다시 생각해보니 정확하게 알고 있는 건 아니고 그저 넘겨짚어서 말한 것 같은데. 뭐든 좋은 상황은 아닙니다. 자칫 kpc에게 불똥 이 튀거나, kpc가 알게 될지도 몰라요. 손이 떨려옵니다. 그에게 들킬 수는 없어요. 마을을 한시라도 빨리 벗어나야 해요.
뛰고 뛰어서 집으로 돌아옵니다. 들고 갔던 다과들은 마을에 떨어뜨렸던가, 오던 길에 버렸던가. 기억도 나지 않네요.
kpc: pc? 빨리 왔네... 표정이 왜 그래. 무슨 일 있었어?
kpc가 창고를 정리하고 있었던 건지 창고 문을 닫으며 당신을 바라봅니다. 당신이 이것저것 말하지 않아도 그는 당신을 끌어안고 살살 토닥이네요. 다정한 손길에 놀랐던 마음이 진정됩니다. *kp노트:산을 넘어가는 사람 몇몇을 해치우고 산짐승들에 의해 파해쳐진 시체 무덤을 견고히 하고 왔습니다. 시체 냄새를 가리기 위해 당귀를 같이 묻어둡니다.
◈지능 판정 성공- kpc에게서 낯선 향이 납니다. 무슨 향이였더라, 기억을 더듬어보면. 은은하게 풍기는 당귀냄새 뒤로 흙.. 풀.. 그런 것들이 섞인.. 보통 인간이라면 눈치도 못 챌 아주 미약한 냄새에요. 산 속에 살고 있어서 체향에도 이런 향이 묻어나는 걸까요. 실패- kpc에게서 낯선 향이 납니다. 무슨 향이였더라, ...잘 모르겠네요. |
kpc: 그런 일이 있었구나... 마을 사람들도 참. 의심할 게 있고 안 할 게 있는 건데..
안타까운 목소리를 내던 kpc는 토닥이던 손을 멈추고 돌연 당신의 어깨를 꽉 잡습니다. 화가 난 듯이요.
kpc: 준비는 얼마 안 걸릴 테니.. 이제 마을에는 가지 말자. 나도 당분간은 옆 마을로 나가야겠네. 귀가는 늦어지겠지만.. 조금만 참아줘.
BGM- 이누야샤 ost 2 - kohako's Vestiges https://youtu.be/A9T5w604IWQ
수입이 끊기면 안 될 일이니 kpc가 일을 나가지 않는 것보다는 옆 마을로 다녀오는 게 나은 처사겠지요. 며칠뿐이라면 혼자 오래 있어도 괜찮을 겁니다. 저 겁을 집어먹은 사람들이 해코지하러 올 것 같지도 않고요. 더 이상 무슨 일이 생기지 않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kpc는 당신을 집 안으로 이끌어주고 다시금 창고 쪽으로 갑니다.
kpc: 아까 창고 정리가 덜 끝나서 말이야. 내 가마저 할 테니까 마음 좀 추스르고 있어 pc. 아. 방에 싸 둔 짐이 있으니 네 것은 제대로 챙겨져 있나 확인도 해보고.
kpc의 말대로 방의 중앙에는 보따리가 두어 개 놓여있습니다. 열심히도 싸 뒀네요. 이 속도라면 당장 내일에라도 출발할 수 있겠는데요. 바깥은 kpc에게 맡겨두고 짐을 제대로 싸 뒀는지 점검이나 해봅시다.
◈관찰 판정 성공- pc의 짐은 그럭저럭 괜찮은데.. 이것 봐요 kpc. 급하게 꾸려놓은건지 본인 짐은 아주 엉망입 니다. 옷 위에 책. 책 위에 금품들. 그 금품들 위에 또 옷. 그리고 잡다한 것들... 참으로 어지러운 구성입니다. 옷은 옷대로. 책은 책대로 싸둬야되지 않겠어요? 짐을 다시 싸둡시다. 실패- pc의 짐은 그럭저럭 괜찮은데.. 손에 잡히는대로 다 때려박은 짐더미 수준입니다. 다시 싸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책'을 건들면 자료조사 판정 성공- 책들이 모두 요괴와 설화에 관련된 것들뿐입니다. 요즘은 이런 이야기가 유행인가 봐요. 실패- 무슨 책이 이렇게 많은지.좀 버려도 좋을텐데요. 짐을 다시 싸고 있으면 바깥에서 kpc가 창고를 정리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듣기 판정 성공- 얇은 날붙이 들이 부딪히는 소리가 납니다. 농기구라면 둔탁한 소리가 나야하지 않나? 의아하네요. 바깥에 귀를 기울이는 것도 잠시. 정리가 끝났는지 창고문이 닫히는 소리와 kpc 가 걸어오는 발소리가 차례로 들립니다. 실패- 정리가 끝났는지 창고문이 닫히는 소리와 kpc가 걸어오는 발소리가 들립니다. kpc: 어, ... ..내 짐도 다시 싸고 있었구나? 너무 막 싸뒀나? 하하. ◈심리학 판정 성공- kpc의 표정이 당황한 듯 보입니다. 왜죠? 짐 속에 감출 것이라도 있었나요? 실패- kpc.. 짐을 이렇게 지저분하게 싸두는 게 부끄러운 줄은 아나봅니다. |
*kp노트:pc와 롤플 합시다. 이사 얘기나.. 짐 싸는 걸 도와준다거나. 왜 당황했냐고 추궁하는 pc에게 거짓말 파티를 해도 좋아요. 오늘은 미리 죽여놓은 사람들도 있으니 여유 부려도 괜찮습니다. pc를 마구 예뻐해 주세요. 신혼이잖아요!
kpc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잠자리에 누웠습니다. 피곤한 하루였어요. 그건 kpc도 마찬가지였는지 누운 지 얼마 되지 않아서 곯아떨어졌네요. 몸을 잠시 뒤척이는가 싶더니 웃으며 당신의 이름을 중얼거립니다. 행복한 꿈을 꾸는 모양이네요.
여섯 번째 장: 87일 차 낮.
BGM-바람의 화원ost 생도청의 아침 https://youtu.be/r9BLEPpjin8
kpc와의 시간은 그 어느 인간보다도 순조롭게 흘러왔습니다. 어느새 지나온 날짜는 90이라는 숫자를 바라보고 있네요. kpc에게 구미호라는 게 들킬까 봐 마음 졸이던 날도 언제인지. 이제는 그 사실을 스스로도 잊어버릴 만큼 잘 숨기고 있어요. 다만 문제가 있다면 kpc가 늦게 귀가하거나, 새벽에 어딘가 다녀온다는 점이겠지요. 바람이 든 것도 같지만.. 구미호인 당신이 떳떳하지 못하니. 그를 몰아세워 추궁하기도 애매합니다. 그저 어디를 다녀왔는지 물어볼 뿐이었네요. 그때마다 kpc는 누가 봐도 당신에게 푹 빠진 얼굴을 하곤 했죠. 아무래도 지나친 의심 일지..
그동안 몇 번의 이사를 거치고 현재 온 곳은 이 나라의 수도. 여전히 산 중턱에 거처를 마련했고 이번 이사를 끝내고는 닷새가 지났습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마을에 내려가 본 적이 없네요. 마을에 가면 곤란한 일이 생길 가능성도 있을 테지만.. 답답함이 커지는 건 불가항력 입니 다. 산에서만 지내는 건 너무 지루해요. 오늘도 이야기를 팔러 가는 kpc와 함께 마을로 내려 가도 좋고, 조금 늦게 출발해도 좋습니다. 마을에 한 번 가보는 걸로 해요.
kpc: 아, 같이? 음...- 그래. 이곳으로 오고 한 번도 안 내려가 봤지. 같이 내려가는 건 상관없는데 나는 일을 해야 하니까.. 수도라서 그런지 마을 규모가 꽤 커. 혼자 괜찮겠어?
어차피 kpc는 마을로 가면 저잣거리 한 중심이나 갈 테니 구미호인 당신이 함께 움직이는 건 당신에게도 부담입니다. 무슨 일이 생기려고요! 혼자 조용히 구경만 하고 오는 게 제일일걸요. 마을 외곽에 도착하자 kpc가 간식거리라도 사 먹으라고 적은 돈을 챙겨줍니다. 약과 따위가 당신의 입에 썩 맞지는 않겠지만 그저 신경 써주는 kpc의 마음이 예뻐 기분이 좋습니다. 한결 가벼운 발걸음으로 kpc와 같이 마을로 들어갑니다. 마을로 내려와 보면 사람들이 웅성웅성, 분위기가 어수선합니다.
kpc: 그럼 해가 넘어갈 때쯤 여기서 보자, pc. 무슨 일 생기지 않게 조심하고.
*kp노트:저잣거리로 가지 않고 서관으로 갑니다. 일본 구미호에 대한 설화를 찾으러요. 이미 많은 책에서 읽었지만.. 그래도 계속 확인받고 싶은 마음일 겁니다.
kpc는 저잣거리의 중심으로 향합니다. 성실하게 일하는 모습이 보기 좋네요. 자, 마을에 왔어요 pc. 이제 어떤 걸 할까요? [관아 앞], [잔칫집], [상가] 정도가 가보기 괜찮을 거 같은데요.
[관아 앞]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모여있는 곳입니다. 그리고 그들의 표정이 모두 좋지 않아요. 공고문 앞 에 우루루 몰리는 것을 보니 뜨거운 소식이 있는 모양입니다. 사람이 많은 것이 썩 내키지는 않지만 그 뜨거운 소식이랄게 궁금하기는 하네요. 슬쩍 보고 갈까요? ◈민첩 판정 성공-그 많은 사람들 사이로 언뜻 공고문이 보입니다. 하루걸러 열 건이 넘는 살인 신고가 접수가 되었다는 것과 해시(亥時9-11시)가 되면 집에만 있으라는 내용이 보이는.. 섬뜩한 공고문입니다. 수배자의 얼굴같은 건 없고 그의 모습을 묘사하는 정도의 문장은 있는 것 같습니다. 실패-그 많은 사람들 사이로 언뜻 공고문이 보입니다. 신고가 접수 되었다... 음. 잘 보이지 않아요. 그 옆으로는 해시(亥時9-11시)가 되면 집에만 있으라는 내용이 있네요. ◈수배서를 자세히 본다면 행운 또는 자료조사 판정 성공- 덩치가 크지않은 남성 같음. 금빛 눈을 가졌을 것이라는 목격담이 있음. *kpc의 특징과 맞게 묘사해주세요. 실패- 바로 사람들이 밀지 말라는 스크립트로 이동 사람들: 아우, 밀지 좀 말어요! 공고문을 보려고 앞에서 기웃거리다 보면 사람들에게 이리 치이고 저리도 치입니다. 인파에 따라 흔들리는 것도 슬슬 지치니 여기서 벗어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
[잔칫집] 잔치가 열린 집 앞입니다. 곡식을 많이 거뒀는지 음식을 거하게 차려놓고 여럿이서 술잔을 기 울이고 있어요. 이런 걸 보면 마음이 참 따듯해집니다. 당신도 언젠가는 저런 평범한 인간의 삶을 살 수 있겠죠? 상상만으로도 가슴이 뜁니다. 밖에서 잔치가 열리는 양을 지켜보고 있다 보면, '툭-' 누군가 와서 당신과 부딪힙니다. 꽤 세게 부딪힌 탓에 조금 휘청였네요. 어떤 사람인가 쳐다 보면 그 사람은 돌연 당신을 노려보고 있네요. 쭉 찢어진 눈에 강렬한 화장. 연륜이 묻어나는 인상과 화려한 옷차림... 눈이 마주치자 등골이 쭈뼛 섭니다. 이 사람 무당이네요. 무당: 흐음. 쯧.. 고것, 제 모습으로 있기는 글렀구먼 그래. ◈지능과 관찰 동시 판정 둘 다 성공- 곧 인간이 될 거라는 것을 눈치챈 건가요? ..아니. 그렇다고 하기에는 눈빛이 묘 하게 이질감이 듭니다. 무당의 눈동자가 보고 있는 것은 분명 당신이지만. 꼭 그 너머에 있는 무언가를 보고 있는 것 같아요. 이상한 경험입니다. (이성0/1) 지능만 성공- 곧 인간이 될 거라는 것을 눈치 챈 건가요. 설마요. 혹여 저 사람이 알아봤을까 봐 식은땀이 흐릅니다. (이성0/1) 관찰만 성공- 눈이 당신을 보고 있는 것 같지 않습니다. 섬뜩해요. 둘 다 실패- 무슨 소린지.. 사과나 하지 영문 모를 말이나 하다니 이상한 사람이네요. 무당은 유유히 제 갈 길을 갑니다. 잔치 구경을 하다가 큰일이 날 뻔 했네요. 저 무당이 구미호인 것을 알아봤다거나, 그럼 그걸 마을에 소문 내지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 뭐. 알아봤다면 당장에 구마라도 당했을 테지만요. 찝찝하네요. 이제 100일까지 정말 얼마 남지 않았으니 앞으로 자주 내려오지는 않기로 해요. 무당이 부딪힌 쪽 옷에 그의 빨간 화장이 묻어났습니다. 문질러봐도 연하게 남아있네요. 에잇, 진짜.. |
[상가] 웅성이는 소리가 가장 큰 곳입니다. kpc가 준 돈도 있겠다. 그를 위한 간식을 사도 좋고, 작은 악세서리나 장식품 등을 사도 좋겠습니다. 장이 보통 큰 게 아니잖아요. 당신이 원하는 건 모두 있을 거예요. ◈듣기 판정 성공-상가를 둘러보고 있으면 상인들이 정신없이 웅성이는 와중에도 그 몇 마디들이 귀에 들어옵니다. "옆 마을도 xx명이 죽었다던데. 우리 마을도 갑자기 살인 사건이 끊이지 않어. 무슨 일이야 이게..." "떼잉. 살인 같은 건 신고하는 게 아닌건데. 뭐 좋은 일이라고 나랏님이 알게 하나!" "예끼 이 사람아. 그게 한 두명이어야지. 이게 어디 보통 일인가?" 실패-상가를 둘러보고 있으면 상인들이 정신없이 웅성입니다. 즐거운 분위기가 아니다보니 이런 말소리들이 전부 시끄럽네요. 상인: 처음 보는 얼굴이군. 뭐 살텐가? 없는 것 빼고는 다 있다네. 상인에게 정보를 구한다면 대인기능 판정합니다. 판정해서 성공하면 듣기에서 출력된 스크립트에서 추가로 약 40명 정도가 죽었다. 처음에는 귀신의 짓이다, 짐승의 짓이다 말이 많았는데 반복되는 신고 때문에 이제야 관아에서 수사를 시작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 해줍니다. pc가 물건을 산다면 대충 애드리브로 사게 해주세요. 사지 않아도 상관 없습니다. |
어느 정도 구경은 끝마쳤는데 kpc와 약속했던 시간에 비해서는 꽤 이른 것 같습니다. 먼저 약속 장소로 가서 기다려도 좋고 마을을 조금 더 돌아봐도 좋아요.
*kp노트:약속 장소로 걸어가면 길을 잃고 서관으로, 마을을 돌아본다면 걷다 보니 서관으로 왔다 등으로 유도해주세요.
약속 장소로 걸어갑니다. 얼마 걷지도 않았던 것 같은데 의외로 많이 들어왔었나 봐요. 이쪽으로 가던가..... 아닌가요. 다른 쪽인가? 음... 아무래도 길을 잃은 것 같죠, pc. 걸으면 걸을수록 마을 입구가 아닌 더 깊은 곳으로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주변을 둘러보면 서관으로 보이는 건물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건물에서 나오는... kpc! kpc 가 나오고 있네요. 그의 손에는 책이 몇 권 들려져 있어요.
◈관찰 판정 성공- 그의 얼굴이 매우 피곤해보입니다. 마치 방금 자다가 깬 사람 같아요. 실패- 그의 얼굴이 매우 피곤해보입니다. |
kpc에게 인사를 하면 방긋 웃으며 당신에게로 한 달음에 달려옵니다. pc에게 푹 빠져있다는 게 얼굴에서 단박에 보여요.
kpc: 어쩌다 여기까지 온 거야? 혹시 길 잃었어? 만나서 다행이다. 이제 돌아갈까?
집으로 돌아가는 중에 pc와 롤플합니다.
책에 대해서 물어보면-> 재밌는 이야깃거리들이 나올 것 같은 책들이다.
저잣거리에 간 것이 아니었냐-> 단편 이야기뿐이라 판이 빨리 끝났다. 그래서 연구나 할 겸 서관에 들렀던 것이다.
*kp노트: kpc는 pc와 헤어진 뒤 서관에서 책을 보려다가 잠들었다 깨어났습니다. 방금 일어나서 피곤 한 낯을 하고 있었고 관련된 책들을 안 읽을 수는 없으니 챙겨가는 것이고요. pc와 돌아가는 중에는 꽁냥 대도 좋고 롤플이 없다면 스킵해도 좋습니다. 이 구간은 자유롭게 활용해주세요. pc의 옷을 보며 화장 색소 같은 것이 묻어있는데 무슨 일 있었냐고 물으면서 pc를 긴장하게 해 주거나 pc가 상점에서 산 무언가를 받고 or보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재밌겠네요.
해가 서서히 산 뒤로 넘어갈 때에 맞춰 집에 귀가합니다. 이렇게 또 하루가 무사히 저뭅니다.
일곱 번째 장: 87일 차 밤.
BGM- 미스터션샤인ost 검은새 https://youtu.be/D683C6J4OD8
여느 때와 같은 밤입니다. 달빛이 밝아 인상을 쓰며 눈을 떠보니.. 문이 살짝 열려있었네요. 이러니까 눈이 부시지. 문을 닫으려고 일어나 보면 옆자리가 비어있습니다. kpc. 바람이라도 난 건가요. 정녕 기생집이라도 드나드는 건가요? 이 야심한 시각에 당최 뭘 하러 나가는지. 알 수 없습니다. 늘 먼저 자곤 했지만 오늘만큼은 kpc가 오기를 기다려볼까요. 무슨 변명을 하는지 들어나 보자고요.
*kp노트: pc가 kpc를 기다린다면 이벤트 생성. 기다리지 않고 잔다면 92일 차 낮으로 넘어가 주세요.
요즘은 날씨가 쌀쌀하니 방 안에서 기다리도록 해요. 문을 열어놓고 밖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짐승 소리조차 들리지 않을 시각이 되어서야 kpc의 모습이 차츰차츰 보이기 시작합니다. 산을 올라오는 모습이 비척거리는 게 영 형편없네요.
kpc: .. ...! pc-!
kpc는 당신을 발견하곤 활기가 도는 모습으로 빠르게 걸어옵니다. 매일 보는 이 뭐 그리 반갑다고 손까지 휙휙 흔드네요.
kpc: pc. 왜 안 자고 있어. 자다가 깬거야? 피곤하겠다..
지금 의심을 살 행동은 실컷 다 해놓고 다정하게 구는 건가요.
◈롤플 예문 어디 다녀왔냐-> 잠시 밤 산책 좀 다녀왔다. 거짓말 치지마라-> 내가 왜 거짓말을 해 pc.. 여태 밤마다 꼬박꼬박 나가지 않았냐-> 글 쓰는 데 잡생각이 너무 많이 들어서 그런다. 살인 사건 때문에 나라가 뒤집혔는데. 조심해라-> 산에서 짐승이나 안 만나면 다행이지 사람이 문제겠냐. 괜찮다. 나가지마라-> 그건 곤란하다. 산책이 복잡한 머리를 비우기 좋다. ◈롤플 중 관찰 판정 성공- 바람이 불어 살짝 흔들린 kpc의 옷자락. 그 사이로 옆구리 쪽에 얇게 그인듯한 옅은 혈흔이 보입니다. *kp노트: 오늘의 사냥감은 다소 거칠었습니다. 귀찮은 자국을 남겼네요. 실패- 스크립트 없음. kpc: 아, 이거? 어쩐지 따갑더라니.. 나뭇가지에 그였나 봐. |
kpc: 그나저나 pc. 피곤하지 않은 거지? 나도 그런데. 우리 오랜만에 말이야.. 밤 좀 새볼까?
*pc가 kpc를 열심히 추궁하면 kpc는 육탄 방어를 합니다. 능글거리며 pc를 유혹해도 좋아요. 상황이 좋은 편은 아니지만.. 저가 하는 짓을 들키는 것 보다야 뭔들 좋지 않겠어요
kpc가 인간치고는 다소 속된 말을 해옵니다. 당신을 방으로 밀어 넣는 손길도 그렇고 어라, 표 정도? 이 녀석. 이런 걸로 넘어가려고 하면...
pc가 넘어온다- 좋네요. 좋아요. kpc의 일 때문에 제대로 애정을 나눠본 적이 언제인지도 가물가물 합니다. 신혼은 매일이 불타는 것 아니었나요? kpc가 방 문을 닫자 밝게 들어오던 빛이 창호지로 가려져 은은해집니다. (롤플구간)
BGM-장옥정ost 연심 https://youtu.be/pXyikVdaLZ0
pc가 싫어한다- 어림도 없죠. 이런 분위기에 어떻게 잠자리를 가질 생각을 하는 건지. 구미호로서 이런 밑도 끝도 없는 매혹 행위는 용납할 수가 없습니다.
kpc: pc. 얼른 자자.
kpc의 말을 끝으로 이불을 덮고 다시 눕습니다. 오늘따라 밤이 더욱 길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그런데 kpc는 정말 산책을 다녀온 걸까요?
그의 표정이나 목소리를 보면 바람은 아닌 것 같긴 한데.. 매번 산책을 나간다는 게 쉽사리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왜, 촉이라는 게 있잖아 요. ....아. 눈꺼풀이 무겁습니다. 복잡하게 얽히던 생각들이 점점 멀어집니다.
여덟 번째 장: 92일 차 낮.
BGM- 화중의 넋 https://youtu.be/Pz7_c0RkIsc
kpc는 언제나와 같이 일을 하러 가겠다며 일찍이 집을 나섰습니다. 오늘은 옆에 있는 작은 마을도 다녀와야 해서 많이 늦을 거라고 하네요. 저번에 당신이 자신을 기다리고 있었던 게 신경쓰이는 건지, 그때부터 이렇게 늦는 이유를 미리 말해주고 떠나곤 합니다. 더 이상 다정한 그를 의심하는 건 의미가 없을 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pc. pc도 인간이 되기만 한다면 하고픈 일이 많지 않나요? 상상해봅시다. kpc와 함께 마을을 돌아다닐 때. 정체를 들킬까 마음 졸이지 않아도 되는 그때를요.
◈지능 판정 성공 실패 무관-그런데 kpc는 무슨 이유로 당신을 집에만 두는 건가요? 구미호인 당신 입장에서는 거짓말을 하지 않아도 돼서 편하고 좋지만.. 당신이 먼저 바란 적은 없는데요. 다음에 한 번 말 해봐야 겠어요. |
kpc가 나가고 남겨진 집은 휑합니다. 잦은 이사 때문에 이것저것 채워두기보다는 필요한 것 들만 두다 보니까 이 모양이네요. 이제 정말 정착하고 싶은 마음도 드는데 말이죠. 집이 휑해서 좋은 점도 있기는 합니다. 청소하기가 간편하다는 점이요. 책상과 바닥 정도만 치우면 되니.. kpc가 오기 전까지 집을 청소해둡시다.
[바닥] 먼지가 꽤 앉았습니다. 어떻게 이럴 수 있죠. 청소는 왜 해도 해도 끝이 나지 않는 건가요.. 바닥에 먼지 한 톨 없게 박박. 열심히 청소를 해뒀습니다. 기분이 좋네요. [책상] kpc가 빌려온 책들과 그가 글을 쓰는 종이, 붓 등이 있습니다. 널부러져있는 것들을 하나하나 정리하다 보면 책 제목에 눈이 갑니다. 책들을 살펴보면 전부 요괴에 관련된 책들입니다. 저번에도 비슷했었던 것 같은데. kpc는 이런 내용의 글을 좋아하나봐요. 하나 걸리는 부분이 있다면.. '구미호 설화' 도 있다는 거겠죠. 괜히 가슴이 아려옵니다. 이건 당신의 이야기가 아니던가요. ...곧 남의 이야기가 될 겁니다. 집 안 청소는 대강 끝이 났고.. 또 손 볼만한 곳이 있다면. 창고 말고는 마땅히 떠오르는 곳이 없습니다. 그도 그럴게 작은 짐이랄 건 없고 큰 짐은 창고에 전부 몰려있는 걸요. 이왕 팔을 걷어붙인 거, 창고도 한 번 정리해봅시다. [창고] 창고 안은 먼지도 날리고 거미줄도 쳐져 있습니다. 잘 쓰지도 않는 농기구들은 녹이 슬어 정 리되지 않은 채 어지럽게 있네요. 그래요. 전기수한테 이런 농기구들이 무슨 쓸모가 있겠어요. 언제 한 번은 고철 값을 쳐주는 곳에 팔던가 해야겠습니다. ◈농기구를 조사한다면 의료 판정 성공- 녹이 슨 곳을 자세히보니.. 아주 옅게. 검붉은 자국이 보입니다. 이렇게 검붉게 굳어 말라붙는 액은 혈(血) 뿐인데. 녹 위에 붙어 녹이 슨 것처럼 보이는 거였네요. 어째서 피가 묻어있는 건지.. kpc에게 물어봐야겠습니다. 실패- 스크립트 없음. |
찝찝한 기분으로 농기구들을 정리해둡니다. 이후 마당에 앉은 낙엽들도 치우고 스러져가는 울타리도 보수해두고. 혼자서 밥도 먹고 나니 해가 들어가고 달이 떠오릅니다. kpc가 없어도 시간은 잘만 흐르네요. 나름 뿌듯한 하루를 보낸 것 같습니다, pc. 하루가 끝나가니 괜히 아쉬운 마음이 드네요. 달도 높게 떠 있겠다, 달구경이나 하다가 kpc가 오면 같이 자고. 그렇지 않으면 먼저 자는 걸로 해요.
마루에 걸터앉아 달을 바라봅니다. 둥그런 것이 곧 보름달이 될 것처럼 생겼네요. 달빛이 좋아서 잠을 이루지 못한다는 시조가 있었던 것도 같은데.. 그 시조를 쓴 인간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바람도 선선하고, 눈에 담기는 풍경도 멋들어져요. 기분 좋은 밤입니다.
한창 밤을 즐기고 있을 때 작은 발소리가 들립니다. kpc가 돌아온 걸까요? 소리가 난 곳으로 시선을 돌려보면 웬 남성이 당신을 보고 똑바로 걸어오고 있습니다.
BGM- 선덕여왕ost 낭장결의 https://youtu.be/SweUON1M9j0
손에는.. 낫을 들고 있네요. 분위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성큼성큼 다가온 남성은 험악한 얼굴을 하고 당신에게 말을 걸어옵니다.
남성: 그짝이 그 전기수놈 신랑/신부요?
당신이 뭐라 대답하기도 전에 남성은 낫을 높게 들고 당신에게로 달려듭니다. 이런. 힘을 썼다가는 자칫 이 인간이 죽을 수도 있는데..
◈회피 판정 성공- 으음.. 어떻게 해야할지. 아, 너무 잘 피하면 안 되는데. 인간이란 당신에게 비해 몸이 둔한 존재니까요. 아슬아슬하게 잘 조절해서 피해봅니다. 실패-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이 너무 길엇던가요. 방심하던 사이 남성이 휘두른 낫에 팔이 얕게 베입니다. (체럭-1) |
그나저나 얼굴도 모르는 이가 kpc를 찾으면서 낫을 휘두른다니 이상한 일입니다. 그가 사람에게 이 정도 원한을 살 짓이라도 했다는 건가요? 머릿속이 복잡해질 때쯤 남성이 화를 주체하지 못하며 붉어진 얼굴을 하곤 입을 엽니다.
남성: 내가 다 봤어! 그 전기수놈이...!
남성이 무언가 말하려는 찰나,
'푹-!'
당신의 뒤쪽에서 kpc가 뛰어오더니 그의 경동맥을 단번에 찔러 죽여버립니다. 순식간이었습니다. 작은 단도가 사람의 목을 파고 들어가는 것은요. 남성의 목에서 픽, 분수 같은 혈액이 피어오르고 흩뿌려진 혈흔 위에서 덜걱거리던 몸뚱이는 이내 바닥에 쓰러집니다. (이성1/1d2)
◈지능 판정 성공- kpc.. 분명 집을 등지고 있는 당신의 뒤에서 나타났죠. 뒤쪽이라면 산을 올라가는 방향인데요. 왜 산 아래에서 올라오는 게 아니라 내려오고 있었던 거죠? 실패- 스크립트x |
아. 지금 그게 문제가 아닙니다. kpc가 사람을 죽였습니다. 능숙하리 만치 깔끔하게도요. 시체를 보고 놀란 기색도 없이 잠잠합니다. 뭐라고 중얼이는 것도 같은데..
◈듣기 판정 성공- 열 한 명까지는 필요 없는데... 하고 투덜거리는 말소리가 들립니다. 실패- ..필요 없는데. 뭔가 투덜거리는 듯한 말소리가 들립니다. |
kpc를 몇 번을 불러 봐도 그는 들은 체하지 않습니다. 붙잡거나 흔들어도 얕은 시선만 내줄 뿐, 곧 눈을 피해버리네요. 그러다 쓰러진 시체의 옷 덜미를 잡고 지익- 지익. 끌면서 집 밖으로 가져가 버립니다. 당신이 따라오려고 발걸음을 떼면 kpc가 가던 길을 멈추고 입을 엽니다.
kpc: 이런 꼴 보여주기 싫으니까 집에서 기다려줘, pc.
pc가 어디 가냐고 묻는다면 답하지 않고 굳이 굳이 따라온다면 근격 또는 근력으로 밀어서라도 pc를 집에 둡시다. kpc는 시체를 숨겨두었다가 100일 차에 아홉 명만 죽이고 남은 하나의 머리는 이 사람으로 할 생각입니다. 마지막 날인 기념으로 한 명이라도 덜 죽이고 싶은 마음일 수 도 있고, 변태 같은 성향으로 유종의 미를 거두려는 것 일지도 모르겠네요. 이유야 kpc에 따라 다양할 겁니다. pc가 더 끈질기게 물어온다면 웃으면서 “이 사람이 바람난 걸 이야기로 만들어서 팔고 다녔더니 원한을 산 모양이야.” 정도로 대화를 끝내주세요.
말투야 다정했던 그대로지만.. 어째서일까요. 굉장히 서늘한 음성입니다. 내키지는 않지만 집에서 그를 기다리기로 합니다. kpc에게 물어볼 것이 많네요.
그러나 그날 밤. kpc는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아홉 번째 장: 사랑 뒤에 감춰진 것.
BGM- 구르미 그린 달빛ost 그대와 내가 내리는 달빛 아래서 눈물 흘릴 때 https://youtu.be/AEWpD7lVIDc
93일 차 낮.
비어있는 옆자리를 뒤로 하고 집 밖으로 나와 보면. 마루에 쪽지가 놓여 있습니다.
◈핸드아웃- 쪽지 kpc: 다녀올게. 밥 챙겨먹고 있어. 사랑해. |
사랑해, 라니. 사랑 뒤에 감춰진 것은 무엇인가요. kpc.
.
.
94일 차.
책상 위 필기구들의 위치가 바뀌어있거나 옆에 정리되어 있는 침구 등.. 간밤에 kpc가 들렀다 간 흔적이 있습니다. 들어오기는 하는군요, kpc. 100일을 함께 지내야 한다는 것에는 문제가 없겠지만.. 이걸로 문제가 없다고 하는 게 맞는 건가요.
95일 차
96일 차
97일 차
98일 차 밤...
kpc를 길게 보기 어려웠던 나날들이 지나갑니다. 100일을 채우는 것이 코앞인데 혹여나 그가 훌쩍 떠나버릴까, 그날 있었던 일에 대해서는 깊게 물어보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시간만 흘러왔네요. 그간 kpc는 피곤해 보이는 것 같기도, 지쳐 보이는 것 같기도 했어요. 그래도 pc. 당신을 바라보는 눈 하나만큼은 다정했지요.
오늘도 어김없이 kpc를 기다려봅니다. 달이 높게 뜬 밤.. 아, 오지 않을 것 같던 kpc는 저 멀리서부터 천천히 걸어옵니다. 일도 좋지만 우리 아직은 신혼이라 부를 만하잖아요. 드물게 일찍 들어온 kpc에게 어떤 걸 바라고 있나요?
서로에게 감추는 게 없었으면 하나요? 아니면 지친 동반자에게 사랑을 속삭이고 싶은가요. 무엇을 바라든 이 시간을 놓칠 수 없겠지요. kpc는 마루에 앉아 당신을 바라보며 한결같은 미소를 지어 보입니다. 외도 따위는 의심할 수도 없을 정도로 깊게 사랑에 빠진 얼굴이에요.
kpc: pc. 오늘도 기다리고 있었구나.
◈kpc와 롤플 kpc는 98일째 재물 열 명을 전부 죽이고 돌아왔습니다. 이제 99일, 100일. 총 스무명의 머리가 필요한 셈이지요. 아, 하나는 최근 숨겨둔 시체의 머리를 쓸테니 열 아홉이겠네요. kpc는 pc에게 다정합니다. 하지만 어디를 나갔는지, 살인 사건에 대해 물어보거나 책에 대해 물어보면 무조건 둘러댑니다. 무조건이요. 뭐가 어쨌든 100일이 지나기 전에는 그 무엇도 pc에게 알려줄 수 없습니다. 물론 100일이 지난 후에도 알려주고 싶지 않은 사실이에요. ◈롤플 중 관찰 판정 성공- 이성 1d2 / 마력 1d3 감소 kpc에게서 묘한 기운이 일순간 느껴졌습니다. 그의 모습이 일렁이는 것 같기도 했어요. 요즘 신경이 너무 날 서있어서 그런가요. 실패- 스크립트 없음 |
kpc: 오랜만에 이렇게 대화한 것 같아, pc. 이만 자자. 너무 늦었어.
간만에 kpc와 많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그런데 왜일까요. kpc와 거리는 더 멀어진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옆으로 돌아누워 자고 있는 그의 등을 보고 있노라면 불현듯 저번에 있었던 일이 떠오릅니다. 망설임 없이 사람을 찌르던 kpc의 모습과 시체를 물건 마냥 다루던 모습. ..아. 일찍 잠들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
열 번째 장: 100일 차.
BGM-대금이누나, 약속 cover https://youtu.be/gTQ4LsZPsE4
드디어. 그와 혼례를 올린 지 100일이 되는 날입니다. 오늘 자정이 지나고 나면.. 당신은 인간 이 되겠네요, pc. 얼마나 오랫동안 고대했던 순간인가요. kpc 몰래 산에서 작은 짐승들을 잡아먹던 것도, 마음을 졸이며 살아온 나날들도. 추억으로 돌릴 날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그와 같은 음식을 먹고, 같이 늙어갈 수 있을 거예요.
kpc: 잘 잤어?
◈심리학 또는 지능 판정 성공 실패 무관- kpc의 기분도 오늘따라 좋아 보입니다. 생글생글 웃는 낯을 하고 있는 kpc. 문득 kpc가 정체를 알고 있을지도 모를 거라는 억측이 머릿속을 스칩니다. ...구미호인 걸 알았다면 여태 같이 살아왔을까요? 100일동안 kpc가 눈치 챈 기척도 없었고, 그에 따른 기시감도 느끼지 못했습니다. 생각하면 할수록 의문점만 가득하네요. |
kpc: 우리가 함께 산지도 벌써 100일이네 pc. 오늘은 판에 나가야 하니까.. 다음번에는 큰 장이라도 가서 근사한 걸 사다 줄게.
어지러운 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해사한 얼굴을 하고 말을 건넨 kpc는 이어서 당신의 뺨에 짧게 입을 맞춘 후 산을 내려갑니다. 멀리 가서 모습이 사라질 때까지 손을 붕붕 흔들고 있어요. kpc가 일을 하고 돌아오면 멋진 밤을 보내야겠네요. 오늘은 특별한 날이기도 하고, 그가 늦는다는 말도 없었으니까 말이에요. 아. kpc를 몰래 따라가서 그가 여는 판을 구경하는 것도 재밌을 거 같습니다. 위험부담이 있기는 하지만.. 마지막 날인데 설마 무슨 일이라도 생길까 요. 그의 놀란 얼굴을 상상해보니 웃음이 절로 납니다.
그가 내려가는 뒷모습이 점점 작아지고 있어요. 따라가려면 지금, 내키지 않는다면 집에 남아도 됩니다, pc. 어떻게 할까요?
집에 남는다면-> 100일 차 오후 10시로 넘어갑니다.
남지 않는다면-> kpc를 따라나서기로 합니다.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두루마기 같은 걸 뒤집어쓰고 걸음을 급하게 옮겨봐요.
아직 많이는 내려가지 못한 듯, kpc는 저 앞에서 걸어가고 있어요. 조심조심 그를 따라가던 중. 어딘가에서 미미하게 썩은 냄새가 풍기는 것 같습니다. 당귀 향도 섞여서 느껴지네요. 상당히 미심쩍은 냄새입니다. 누군가가 이 썩은 내를 감추려고 해 둔 것 같은.. 썩은 냄새의 근원지를 아무리 찾아봐도 찾을 수 없습니다. 바람에 실려 온 냄새를 맡은 걸까요.
어라, 어느새 kpc의 모습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를 따라가려고 나온 건데.. 목적이 없어졌으니 오늘은 이만 돌아갈까요 pc. 아쉽긴 하지만 놀래켜주는 건 인간이 된 후에 해도 늦지 않을 거예요.
-
100일 차 해시.(亥時. 9~11시.)
kpc를 기다리고 있는데 산 아래가 소란스럽습니다. 마을이 화재라도 난 것 마냥 밝아요. 시각이 늦었는데 잠도 자지 않고.. 무슨 일이라도 난 걸까요? kpc가 저 소란에 휘말리지는 않았을까요? 작은 걱정이 겹치고 겹쳐 눈덩이처럼 불어납니다. 큰일이 났을 수도 있어요.
당신이 마을로 내려가 보려고 하면 kpc가 집 뒤에서 터벅터벅, 걸어와 모습을 드러냅니다.
그는 어디를 다쳤다고 말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엉망이 된 모습입니다. 눈에 띄는 자상부터 자잘한 생채기까지.. 피투성이가 된 채로 허망한 얼굴을 하고 있네요. 팔 근육이라도 찢어진 걸까요. 그의 덜덜 떨리는 손에는 짓물러져 형체를 알아보는 것조차 역한.. 사람의 머리가 들려있습니다. 목의 절단면이 너덜너덜하고, 머리칼은 생기를 잃어 푸석거리네요. kpc가 왜 저런 것을 들고 있는 건가요? (이성 1/1d2)
멍한 얼굴로 하늘을 바라보고 서 있던 kpc는 곧 들고 있던 머리를 바닥으로 툭, 던져냅니다. 뼈 위에 감싸진 가죽 덕에 둔탁한 소리보다는 진득한 소리가 나네요. kpc는 다른 손에 쥐고 있던 단도도 떨궈버리곤 진물이 묻어난 손으로 거리낌 없이 자신의 머리를 짚네요. 절망하듯 웅크려 선 자세로 무어라 혼잣말을 합니다.
kpc: 하, ..하하. ..이걸로 이제 아홉 명인데.. ㅋ,큰일이네. 한 명.. 한 명만 채우면....
동공이 수축된 채로 비약적인 웃음소리를 내고. 떨리는 손으로 머리를 감싸 쥔 kpc의 모습은 한 마디로 미친 사람 같습니다. 우스갯소리가 아닌, 정말 정신이 이상해져 버린 사람 같아요. 아침에 봤던 다정한 모습은 어디 가고 저런 피폐한 사람만이 남았나요? kpc에게 말을 걸어도 섬뜩한 말을 중얼거릴 뿐, 그에 대한 대답은 돌아오지 않습니다.
이게 무슨 일인지 파악도 되지 않은 채로 시간이 지납니다. kpc가 떨던 손을 진정시켜갈 때쯤. 돌연 당신을 보며 다정히 웃어 보입니다.
kpc: 아, pc.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어. 목이 하나 남았잖아.
열한 번째 장: 999개의 머리. 그리고...
BGM- 추천브금 x
kpc가 pc에게 진상을 전달합니다. 아래는 예문입니다.
◈진상 전달 예문 kpc: 목이 하나 남았어, 목이 남았어.. 정말 다행이야. 아.. 이 곳에 너무 오래 있었어. 잔치가 끊이지도 않고 열려대니, 다른 곳에 갈 생각을 못했네.. 킥, ..다들 모여있으니 죽이기가 얼마나 수월해? kpc는 확실히 제정신이 아닙니다. 혼자서 횡설수설 중얼거리는 것들을 이해할 수 있나요 pc? 그가 숨을 몰아쉬며 뱉던 말들은 스스로 자신의 입을 막으면서 끊어냅니다. 진정을 하는 듯 싶더니 당신에게 몇 걸음 다가와 손을 맞잡고 당신을 바라봅니다. 아, 사랑에 빠진 '그' 얼굴 이네요. 당신이 그토록 사랑스럽게 바라보았던 익숙한 얼굴. kpc- 미안해, pc. 나도 포졸들이 이렇게 넓게 깔릴 줄은 몰랐어. 얼굴을 들켜버려서 자칫하면 저 놈들 손에 죽을 뻔 했다니까. '당신 손도 아니고' 내가 어떻게 그러겠어. 그거 알아? 천 개의 목을 잘라 하늘에 바친다면 당신이 인간이 될 수 있어. 옆나라에 그런 설화가 있대. 정말 소원을 들어준대! ..당신이 구미호인 걸 진작 알아버렸는데 어떡해. 나와 100일을 사는 걸로는 인간이 될 수 없었어. 그렇게 되면 나를 떠날 거잖아. 인간이 되는데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 나 같은 거랑 살아서 뭐하겠어. 응? kpc는 웃는 것도 같고 처절한 것도 같습니다. 그의 표정은 이미 많은 감정이 교차해버려서 엉망이에요. 본인 스스로도, 그리고 그걸 바라보고 있는 당신도. 그의 생각과 감정을 읽어낼 수는 없어요. 사랑 뒤에 감춰둔 건 이토록 추악한 모습이었나요. pc. 사랑이라는 명목을 내세워 몇백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 사람을 받아들일 수 있나요? kpc- pc.. 방금 내가 가져온 목이 999번째 목이야. 여덟명의 목은 이미 태웠어. 거의 다 된 거야! ㅎ, 하나. ..하나만 더 있으면 되는건데. 다시 마을로 내려가기에는 시간이 없어. 곧 자정이 넘을거야. 당신도 알잖아. 응? 저 많은 포졸들은 곧 나를, 잡으러 올 거라고..! 그 전에.. 그 전에 내가 당신의 염원을 이루어줄 수 있게 해줘. 제발. 제발.. . . 내 목을 가져가 줘, pc |
kpc는 제 목을 내걸며 당신에게 애원합니다. 자신이 100일간 해왔던 일들을 허사로 돌리고 싶지 않은 걸까요. 아니면 당신만을 위한 청인 가요. 지금으로서는 알 수 없겠지요. 단지 선택해야 할 뿐입니다. 그의 목으로 인간이 될지. 저 애원을 무시할지. 오로지 당신의 선택만이 남았어요.
높게 뜬 보름달은 시간을 알려주기라도 하는 듯 구름과 함께 천천히 옆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아래에 뜬 빛들은 하나 둘, 모여 산으로 올라오고 있네요. 어떡할까요 pc. kpc의 말대로 시간은 많지 않습니다.
엔딩분기입니다.
pc가 kpc를 죽여 마지막 재물로 사용한다면 -> 첫 번째 끝맺음.
kpc를 죽이지 않고 데리고 도망친다면 -> 두 번째 끝맺음.
kpc가 자결한다. -> 세 번째 끝맺음. *pc가 충격받을 수 있으니 추천하지 않는 엔딩입니다. 네 번째 끝맺음과 진입은 동일하지만 kpc의 성향이 자결까지 강행하는 성향이라면 세 번째.
pc가 오랫동안 별다른 행동을 취하지 못한다면-> 네 번째 끝맺음.
pc가 자결한다면 -> kpc로 pc의 자결을 막거나 아직 구미호인 몸을 단도가 뚫지 못해 부러진다거나. 자결을 막고 네 번째 끝맺음 진입.
첫 번째 끝맺음.
:당신을 위한 괴물.
BGM-해를 품은 달 ost 연우 내리다 https://youtu.be/myYJKTYRjEw
그의 애절함을 외면하지 못했나요? 또는 그토록 인간이 되고 싶었던가요. 망설이던 손은 어느샌가 kpc의 목을 쥐고 있습니다. 인간의 육체는 당신에 비해 한없이 나약하고 무릅니다. 그의 뼈가 으스러지는 것도 한순간이겠지요.
당신에게 목이 잡혀 생명의 위협을 받는 kpc는 사랑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습니다. 살기 어린 상황에서 마저 다정히 웃음 짓는 그는
kpc: 내 염원이 곧 당신의 염원이야, pc. 사랑해.
끔찍하게도 사랑을 속삭여옵니다. 당신의 손끝을 요기가 아우르고 kpc의 절절한 목소리는 귀에 스치듯 사라집니다. 적지 않은 출혈과 함께 그의 육체가 힘없이 떨어지고 쥐고 있던 것의 무게는 순식간에 가벼워졌습니다. kpc의 검붉은 피가 손목을 타고 팔 아래로 흘러 들어옵니다. (이성 0/1) 이로서 인간이 되기 위한 천 번째의 재물이 손에 들어왔습니다.
kpc가 여덟 명의 머리는 이미 태웠다고 했었죠. 나머지 두 개의 머리도 태워야 합니다. 시간이 촉박해요. 포졸들이 산을 올라오며 포위망을 좁혀가고 있을 때. 당신은 어디로 가야 할까요.
*kp노트: kpc가 사용하던 화장터가 따로 있습니다. 집 뒤편으로부터 산 위쪽으로 떨어진 곳. 그곳은 수많은 시체가 묻혀있고 당귀 잎이 흩뿌려져 있는 곳입니다. 연기는 높은 곳에서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갔으니 pc가 화장을 눈치챌 일도 없었겠지요. pc가 떠올리지 못한다면 지능 판정합니다.
◈지능 판정 성공 실패 무관- kpc가 나타났던 곳은 집의 뒤편이었습니다. 뒤쪽으로 나가 산을 올라가면.. 분명 그가 사용하 던 화장터가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듭니다. |
마지막 두 개의 재물을 들고 화장터가 있을 곳으로 뛰어올라갑니다. 한 손에는 피를 묻히고 한 손에는 사람의 머리라. 우연히 라도 당신을 본 인간이 있다면 그는 필시 구미호를 봤다고 떠벌리고 다니겠네요. 지금 당신의 모습은 그 어느 때보다 '요괴' 같습니다.
언제부터인가 길에는 당귀 잎이 여기저기 뿌려져 있습니다. 당귀와 흙. 미묘하게 흘러오던 썩은 냄새.. 정말 화장터가 있다면. 머지않았습니다. 정상보다 조금 더 밑까지 올라왔을 때. 넓은 공터가 나옵니다. 몇 번이나 화장을 해왔을 테지만 눈에 들어오는 건 방금까지 크게 타고 있었을 작은 불씨와 미처 숨기지 못해 나뒹구는 여덟 개의 두개골뿐이네요. 불씨를 살리든, 도술을 부렸든. 당신은 불을 키워 손에 들려있던 것들을 태워냅니다.
매캐한 흑색의 연기가 피어오르고 하늘을 바라보며 중얼거려봅니다. '인간이 되게 해 달라.' 고.
.
.
.
(남은 이야기. 1,2,3 엔딩 모두 동일 브금)
BGM- 대금이누나 사랑하면 할 수록 cover https://youtu.be/Nzab4fZOhAM
당신의 손등 위로 져있는 주름들이 그때로부터 수년이 지났음을 말해줍니다. 시끌벅적한 마을을 걸어 다니며 장을 보고, 이웃과 인사를 나누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 마을의 중심에는 오늘도 전기수들이 나와 판을 벌이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몰려있는 전기수가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이건 잔치집에 나타난다는 악귀의 이야기라네. 이 악귀는 아주 모질고 악해서 사람들의 머리를 짓이겨 죽이곤 하지. 그것의 이름은 두억시니라 불리는데.. "
오래전 당신을 위해 당신의 손에 죽었던 kpc. 그는 '두억시니'라고 기록되어있습니다. 당신을 위해 기꺼이 괴물이 된 사람의 이야기는 '악귀'로 명명되어 떠돌아다니는군요.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전래동화처럼요.
물론. 동화처럼 아름다운 이야기는 아닐 겁니다.
첫 번째 끝맺음, 당신을 위한 괴물.
-kpc로스트. pc인간으로 생환.
두 번째 끝맺음.
요호난연가:妖狐亂戀歌
BGM- 동천성야 https://youtu.be/WRu6waPIN6Y
그와 함께하는 동안은 인간이 되지 못한다고 해도. 또다시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지켜볼 수밖에 없다고 해도. kpc를 재물로서 사용할 수 없습니다. 당신은 kpc의 손을 붙잡고 포졸들을 피해 산을 내려갑니다.
kpc: pc. 제발..! 이러지 마. 듣고 있어?! pc..!
kpc는 당신을 따라가면서도 미련을 놓지 못해 소리칩니다. 그런 그를 사랑하나요. 100일간 천 명에 가까운 사람들을 살해한 kpc를 기어코 마음에 두었나요. 그의 이기심으로 인해 많은 이들이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절규했을 겁니다. pc. 당신이 사랑하고 있는 것을 더 이상 인간이라 할 수 있을까요?
아, 그때 그 무당의 말이 떠오릅니다.
더 이상 제 모습으로 있을 수 없다는 건 kpc를 향한 말이었나요.
아래서부터 올라오던 빛은 당신들에게 가까워졌고 좁혀진 포위망을 피해 내려가는 건 점점 더 힘들어집니다.
긴박한 상황 속에서 kpc를 돌아보면,
kpc: pc.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어. 응? 사랑해. 사랑해.. 내 염원이 곧 당신의 염원이야.
어서 나를 죽이고 인간이 되어줘. 그걸 바랐잖아. 그걸 원하잖아. pc...
끔찍한 사랑을 속삭여옵니다. 그리고 그의 말이 이어지던 중
'퍽,'
화살 한 발이 kpc의 머리를 관통합니다. (이성 1/1d3) 애처롭기 그지없던 당신의 연인은 맥없이 앞으로 고꾸라지고 눈은 생기를 잃어갔으며 움직임은 천천히 멎습니다. 나라를 뒤집어 놓은 살인마, kpc. 원하는 바를 이루지 못했던 게 한이 되었던 걸까요. 눈도 채 감지 못하고 생을 마감합니다.
.
.
.
(남은 이야기. 1,2,3 엔딩 모두 동일 브금)
BGM- 대금이누나 사랑하면 할 수록 cover https://youtu.be/Nzab4fZOhAM
사람들 틈에 숨어서 살아온 지 수년이 흘렀습니다. 주름 하나 지지 않는 피부는 얼마나 많은 세월을 보냈는지 조차 가늠할 수 없게 합니다.
당신에게 속아 100일을 살아줄 인간을 찾아보려고 나온 마을의 중심에는 전기수들이 나와 판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야기를 듣다가 인연을 마주칠지도 모르는 일이니,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몰려있는 곳의 외곽에 자리해봅니다. 목청 큰 전기수가 입을 열고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이건 잔치집에 나타난다는 악귀의 이야기라네. 이 악귀는 아주 모질고 악해서 사람들의 머리를 짓이겨 죽이곤 하지. "
"어머. 이거 진짜 있는 얘기야. 왜, 옆 마을 잔치서도 열명 정도가 머리가 눌려서 죽었다잖어 -"
"나도 들었어, 나도! 어디 귀신 무서워서 살겠어?"
호들갑 떠는 아낙들의 말소리가 들려옵니다. 혹시 kpc의 혼은 성불하지 못하고 이승을 떠돌고 있는 건가요.
"이것의 이름은 두억시니라 하는데.."
오래전 당신을 위해 죽었던 kpc. 그의 이름은 이제 '악귀'로 명명되어 입에서 입으로 옮겨 다니는군요. 천 개의 목을 가져가기 위해 태어난 악귀, 두억시니. 그 목적은 누구도 알 길이 없을 테죠. 단 한 명, 당신을 제외하고는요.
pc, 당신을 위해 괴물이 된 사람을 사랑할 수 있나요?
참으로 어지러운 사랑 이야기입니다.
두 번째 끝맺음, 요호난연가:妖狐亂戀歌
-kpc로스트? pc구미호로 생환.
세 번째 끝맺음.
당신을 위해서라면
BGM-해를 품은 달 ost 연우 내리다 https://youtu.be/myYJKTYRjEw
그와 함께하는 동안은 인간이 되지 못한다고 해도. 또다시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지켜볼 수밖에 없다고 해도. kpc를 재물로서 사용할 수 없습니다. 당신은 kpc의 애원을 외면합니다.
kpc- pc. 제발..! 이러지 마. 시간이 없단 말이야. 듣고 있어?! pc..!
kpc는 자신을 외면하는 당신에게 처절히 소리칩니다. 누군가에게는 피도 눈물도 없을 살인마, kpc. 당신 앞에서는 한 없이 나약한 인간임에 그칩니다. 그런 그를 사랑하나요. 100일간 천 명에 가까운 사람들을 살해한 kpc를 기어코 마음에 두었나요. 그의 이기심으로 인해 많은 이 들이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절규했을 겁니다. pc. 당신이 사랑하고 있는 것을 더 이상 인간이라 할 수 있을까요?
아, 그때 그 무당의 말이 떠오릅니다.
더 이상 제 모습으로 있을 수 없다는 건 kpc를 향한 말이었나요.
아래서부터 올라오던 빛은 당신들에게 가까워졌고 좁혀진 포위망을 피할 길은 없어 보입니다. 이 긴박한 상황 속에서 kpc는
kpc- pc. 사랑해. 사랑해.. 내 염원이 곧 당신의 염원이야. 나를 너무 오래 기억하지는 말아.
끔찍한 사랑을 속삭여옵니다. 멋대로 사랑을 속삭이며 놓쳤었던 단도를 쥐고 높게 올려 듭니다. 아, 안돼요. 제발. kpc.
'푹-'
그는 야속하게도 자신의 목에 단도를 찔러 넣습니다. 숨이 막혀 컥컥 대는 소리가, 고통에 바들거리는 그의 몸이. 하나의 비수가 되어 가슴에 박혀옵니다. 선 채로 몇 차례의 반동을 견디던 kpc는 끝내 바닥에 곤두박질칩니다. 그의 사랑은 결국 당신을 괴롭힙니다.
kpc의 시체를 수습할 여유도 없이 집에는 포졸들이 들이닥칩니다. 사람들은 마구잡이로 활을 쏘아대고 횃불에 있던 불을 집에 옮겨 큰 불을 내기도 합니다. 죽지 못해 도망친 당신은 도술로 몸을 숨겨 사람들이 이 산을 '사람 잡아먹는 산'이라 부르며 역정을 내는 모습을 지켜봅니다. 그야말로 아비규환입니다. 꺼지지도 않고 활활 타오르는 불길을 바라보며 kpc의 죽음을 확신한 사람들은 하나 둘, 산 밑으로 내려갑니다
.
.
.
(남은 이야기. 1,2,3 엔딩 모두 동일 브금)
BGM- 대금이누나 사랑하면 할 수록 cover https://youtu.be/Nzab4fZOhAM
당신의 손등 위로 져있는 주름들이 그때로부터 수년이 지났음을 말해줍니다. 시끌벅적한 마을을 걸어 다니며 장을 보고, 이웃과 인사를 나누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 마을의 중심에는 오늘도 전기수들이 나와 판을 벌이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몰려있는 전기수가 큰 목청으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이건 잔치집에 나타난다는 악귀의 이야기라네. 이 악귀는 아주 모질고 악해서 사람들의 머리를 짓이겨 죽이곤 하지. 그것의 이름은 두억시니라 불리는데.. "
오래전 당신을 위해 제 손으로 자신의 목을 하늘에 바쳤던 kpc. 그의 이야기는 '두억시니' 또는 '악귀'로 명명되어 떠돌아다니는군요.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전래동화처럼요.
물론. 동화처럼 아름다운 이야기는 아닐 겁니다.
세 번째 끝맺음, 당신을 위해서라면.
-kpc로스트. pc인간으로 생환
네 번째 끝맺음.
악귀: 두억시니
BGM- 전우치ost 슬픈 상처 https://youtu.be/BsNgzLeN9r8
그와 함께하는 동안은 인간이 되지 못한다고 해도. 또다시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지켜볼 수밖에 없다고 해도. kpc를 재물로서 사용할 수 없습니다. 당신은 kpc의 애원을 외면합니다.
kpc- pc. 제발..! 이러지 마. 시간이 없단 말이야. 듣고 있어?! pc..!
kpc는 자신을 외면하는 당신에게 처절히 소리칩니다. 누군가에게는 피도 눈물도 없을 살인마, kpc. 당신 앞에서는 한 없이 나약한 인간임에 그칩니다. 그런 그를 사랑하나요. 100일간 천 명에 가까운 사람들을 살해한 kpc를 기어코 마음에 두었나요. 그의 이기심으로 인해 많은 이들이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절규했을 겁니다. pc. 당신이 사랑하고 있는 것을 더 이상 인간이 라 할 수 있을까요?
아, 그때 그 무당의 말이 떠오릅니다.
더 이상 제 모습으로 있을 수 없다는 건 kpc를 향한 말이었나요.
아래서부터 올라오던 빛은 당신들에게 들이닥치기 시작하고 좁혀질 대로 좁혀진 포위망을 피할 길은 없어 보입니다.
kpc- 하, 하하.. pc... 사랑해. 당신이라도 도망쳐. 이 정도는 해줄 수 있잖아. 응? 어차피 난 얼굴을 들켜서 당신 옆에 있을 수 없어. 제발.. 당신이라도 살아.
그의 마지막 부탁입니다. 그 마저 외면할 수 없었던 당신은 눈을 질끈 감고 도술로 몸을 숨겨 포졸들의 포위망에서 벗어납니다.
주저앉아 눈물을 뚝 뚝 흘려대는 kpc의 등 뒤로 붉은빛들이 일렁이더니 곧 포졸들이 뛰어와 kpc를 붙잡습니다. 밧줄로 그의 팔을 결박하고, 천으로는 눈을 가려 그를 끌고 산 아래로 내려가네요. 추억을 쌓아왔던 이곳에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아, 하나 있네요. kpc가 가져왔던 999번째 목. 바닥에 나뒹구는 저것이 참으로 야속합니다.
.
.
.
얼마 가지 않아 kpc의 사형 소식이 들립니다. 참형을 선고받은 kpc는 자업자득이라 되뇌며 순순히 사형대에 올랐다고 합니다. 그의 죄질은 너무나도 중하여 감히 매장하지 못하게 하였고 마을의 중앙에 머리를 매달아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효수형을 처하게 했습니다. 마을 사람들의 말에 의하면 그의 눈은 감기지도 못해 언뜻 보면 살아있는 것 같았다고 하네요.
kpc의 사형이 집행되고 효수형의 기간도 끝난 후. 궁에서는 하루 걸러 열 명씩 머리가 짓이겨 죽어나가는 사건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궁에 있는 모든 이가 두려움에 떨었고 아무리 경비를 강화해봤자 열 명이라는 숫자는 바뀌지 않았습니다.
갖은 방법을 동원해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 임금은 용하다는 무당 한 명을 불러들였습니다. 그 무당은 밤새 무언가를 쫓아내는 듯하더니 기진맥진한 채로 아침을 맞이했다고 합니다. 무 당이 말하기를,
"궁에 두억시니가 들었었습니다. 머리를 짓이겨 죽이는 악귀 중의 악귀이온데 밤새 사람을 찾으며 중얼이더군요. 천 개의 머리가 필요하다고... 뭐. 어찌 됐든 그 혼은 제가 소멸시켰으니 안심하셔도 됩니다."
당신을 위해 기꺼이 괴물이 된 한 사람의 이야기는 '악귀: 두억시니' 라는 이름으로 명명되어 기록됩니다.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전래동화처럼요.
물론. 동화처럼 아름다운 이야기는 아닐 겁니다.
네 번째 끝맺음, 악귀: 두억시니
-kpc로스트. pc구미호로 생환.
후기
안녕하세요.
'내 앤캐 구미호같이 앙큼한데.. pc가 구미호인 시나리오 가고 싶다.' 라는 생각이 여기까지 왔네요.
정작 쓰여진 이야기가 구미호임을 kpc에게 들키면 안 되는 설정이라 구미호 pc를 보지는 못했지만요. .....
작은 이스터에그가 두가지 있는데
첫 번째로 '요호' 는 일본에서 구미호를 칭하는 단어라고 해요. 제목이 단서였던 거죠.
두 번째로는 도입부에 kpc가 행복하게 해주겠다는 말을 한 것. 범죄 예고장(?) 같은 느낌으로 상정한 대사입니다.
엔딩에 대해서도 짧게 언급하자면 제가 생각하는 완벽한 엔딩은 첫 번째 엔딩이에요.
사랑했을, 또는 사랑하는 이의 목을 쥐는 pc와 기어코 pc의 염원을 이루어준 kpc의 엔딩.
pc가 인간과는 다른 시간을 살아왔기 때문에 한 번의 연정 정도는 자신의 염원에 희생시킬 수 있지 않을까.
kpc는 그걸로도 행복하지 않았을까 싶네요.
사실적인 고증이나 확실한 설정 같은 것 없이 러프하게 욕망 따라 써낸 시나리오라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그래도 제 욕망을 갈아 넣은 만큼 저 스스로는 이 정도면 괜찮지 않나, 합니다.
부족한 부분은 자유롭게 개변하셔서 더 탄탄한 시나리오로 즐겁게 다녀오시기를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요난가 테스트 플레이를 도와주신 분들 내 예쁜 페어들의 오너님들. (중요)
플레이 후 후기까지 읽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아래는 시나리오 후기 폼입니다. 써주시면 제가 좋아합니다.
↓ ↓ ↓
https://naver.me/GOCvm58Chttps://docs.google.com/forms/d/1Muv-bqVdgyLCndmCq4eWqkwmNBQi6rxAhJ0BvYcuhlA/edit
'TRPG 시나리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도사란 무엇인가? (Test) (2) | 2023.10.22 |
---|